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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 영화

넌 동물이야 비스코비츠 알렉산드로 보파

by 수지쉽 2023. 3.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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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i Una Bestia, Viskovitz! 리뷰

이 책 정말 특이하고 재밌는 책이다. 이렇게 써 놓으면 다음 책은 어쩌지 하는 생각마저 드는.

책에는 겨울잠쥐, 달팽이, 상어, 사자, 개미, 새등 20여 종의 생물들이 나온다. 이걸 보면서 이런 것들을 다 공부해서 쓰느라 힘들었겠다는 생각을 했는데 알고 보니 저자 Alessandro Boffa가 생물학자였다.

 

앵무새-사진-넌-동물이야-비스코비츠-라고-쓰인-제목
넌 동물이야 비스코비츠 책 표지

 

주인공 생물들의 이름은 모두 비스코비츠다. 그리고 비스코비츠가 사랑하는 것들의 이름은 모두 리우바다. 20편의 이야기 주인공 이름을 다 똑같이 설정한 게 얼마나 참신한지!

 

제일 기억에 남는 편은 '달팽이 비스코비츠'이다.

달팽이는 자웅동체인 생물이나 작품에서는 그들이 사는 사회에서는 자신과의 교미나 스스로의 욕구해소를 비도덕적이라고 여겨 금지하고 있다. 

그런 곳에서 태어난 비스코비츠, 어느 날 이상형의 달팽이를 보게 되고 그-그녀를 만나러 수개월을 기어간다. 마침내 그-그녀를 만나게 되는데... 그것은... 수도꼭지에 반사된 자신의 이미지였다. 사실을 알게 된 비스코비츠는 질질 짜면서 자신을 관찰하다가 결국 자신을 사랑해 버린다. 자웅동체니까.

 

많은 달팽이들의 욕설과 비난에도 자신을 사랑하는 비스코비츠, 그는 자신에게 우리의 사랑은 끝이 없을 거라 말한다. 

이런 세상 속에서 자신 말고 끝까지 사랑할 수 있는 존재는 몇이나 될까?

 

소개에서는 작가가 다양한 동물의 습성과 본능을 바탕으로 인간의 욕망을 비극적이면서도 희극적으로 풍자하는 이탈리아의 천재 작가로 소개되어 있는데, 동의하지 않을 수 없다. 인간이 동물과 다를게 뭐냐고 말하는 작가. 다음 책이 너무 기대되는데 아직 소식을 듣지 못했다.

 

내용 밑줄

["사랑해 비스코비츠"

나는 더듬거리며 말했다.

"나도, 비스코비츠"

내게 대답했다.

동화에서처럼 사랑이 승리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끝이 없을 거다. 우리의 사랑은 절대 끝이 없을 거다.

이웃들이 투덜거렸다.

"역겨워! 별꼴 다 보겠네!"]

p.30

 

["아빠는 어댔어요?'

난 엄마에게 물었다.

"바삭바삭하고 약간 짭짭한 데다 섬유소도 풍부했지."

"엄가가 아빠를 먹기 전에 어떘느냐고요."

"불안하고 위태롭고 신경질적인 유형이었어. 너희 수컷들이 다 그렇듯 말이야, 비스코."

난 한 번도 보지 못한 아빠가 그 어느 때보다도 가깝게 느껴졌다. 엄마가 나를 임신한 동안 엄마의 위 속에서 소화되어 버린 그 아빠가 말이다.]

p.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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